
지난달 21일 김기현, 나경원, 윤상현 의원 등이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 각하 촉구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연합뉴스
[프라임경제]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에 앞장선 윤상현, 나경원, 김기현 의원이 제21대 대통령 선거를 두고 각기 다른 선택을 결정했다. 다만 지지층이 같다는 점에서 출마를 하더라도 결국 한사람으로 모일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내 '강성 친윤' 성향을 보였던 윤상현, 나경원, 김기현 의원의 대선 행보가 엇갈리고 있다.
세 의원은 탄핵심판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헌법재판소 앞에서 열린 탄핵 반대 집회에 참석하고 탄원서를 제출하는 등 계속해서 '반탄' 의사를 드러낸 바 있다.
윤상현 의원의 경우 전날 출마 계획을 알렸다. 당초 윤 의원은 지난 8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을 만난 자리에서 출마를 설득했으나, 한 대행은 전혀 생각해본 적 없다고 일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본인이 직접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나경원 의원은 이미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나 의원은 지난 11일 국회 본관 계단 앞에서 출마 선언식을 열고 "위험한 이재명 후보를 꺾고 대한민국을 구할 유일한 필승 후보로 승리의 역사를 만들겠다"고 했다.
그는 "이번 대통령 선거의 본질은 체제 전쟁"이라며 "자유대한민국을 지켜낼 것이냐, 아니면 반자유·반헌법 세력에게 대한민국을 헌납할 것이냐는 제2의 6·25 전쟁이자 건국 전쟁"이라고 강조했다.
나 의원은 선거관리위원회 개혁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폐지를 공약으로 삼는 등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 의견을 적극 반영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윤 의원과 나 의원의 지지층이 겹치는 점을 감안하면 결국 가장 가능성이 높은 한 사람에게 몰아주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따른다.
여기에 친윤으로 분류되는데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내 대선주자 지지율 1위를 달리는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도 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이에 각자로서는 별다른 이변을 일으키기 힘들 것이라는 예측이다.
한편 김기현 의원은 다른 두 의원과 달리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탄핵을 막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김 의원은 지난 10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비록 대통령 탄핵을 막아내지는 못했지만, 나라의 자유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지키기 위해 차가운 길바닥에서 풍찬노숙하며 투쟁해 온 지난 4개월여 시간은 자유 우파 재건에 밑거름이 되었다"고 소회했다.
이어 "이제 저에게 주어진 새로운 역할에 그 책임을 다하고자 한다"며 "이번 대선이 매우 불리한 지형에서 치러지는 선거이지만, 이재명에게 대통령직을 결코 주면 안 된다는 절박한 국민들의 염원을 반드시 받들어 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