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현재 전세계적으로 정치 참여 또는 여론 조사를 위해 블록체인을 사용하는 경향이 점점 높아지는 추세다. 특히 미국에서는 플랫폼 내에서 블록체인을 활용해 탈중앙화된 예측 시장을 통해 투표 결과를 예상하는 등 다양한 방면으로 블록체인이 활용되고 있다.
블록체인은 익명성을 통해 사람들이 정치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개진할 수 있는 투명하고 포괄적이며 탈중앙화된 장소를 제공해 주며, 그 의견이 블록체인에 안전하게 기록될 수 있는 등의 장점을 가지고 있다.
정치참여나 토론이 일상화인 미국에 비해 대한민국에서는 개인의 해석, 낮은 참여율, 그리고 데이터의 정확성에 회의적인 성향 등의 이유로 여론조사 및 정치에 관련된 데이터에 대한 신뢰가 낮아져 있는 상태다.
특히 대한민국에서 생긴 이슈에 대해 여론조사나 선관위에서 정확하게 짚고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회피하는 모습을 많이 보여줌에 따라 신뢰성이 더욱 하락한 실정이다. 이와 같은 중앙집권화에 따른 전반적인 신뢰성 문제는 시민들이 정치에 대한 의견을 내는 데에 큰 장벽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러한 장벽을 넘어서기 위해 단계를 더 접근하기 쉽게 만들고 참여를 공동체가 주도하게 만드는 탈중앙화된 정치참여 방식이 필요하다. 중립적이고, 상호작용이 가능하며, 디지털화된 플랫폼을 통하면 열린 표현과 어느 한 곳에 치우치지 않는 토론이 활성화될 수 있다고 본다.
특히 익명성 외에도 블록체인 기술은 전통적인 투표 및 온라인 커뮤니티에게서 부족한 두 가지 특징을 가지고 있어 정치참여 이용에 더욱 용이하다. 블록체인은 불변하며, 투명하다.
이는 안전한 익명성과 합쳐져 모든 데이터가 조작 없이 보존되며, 참여 또한 외부 개입에서부터 보호되는 효과를 낳는다. 이는 국민의 신뢰를 잃은 투표 및 여론조사 사이트들이 신뢰를 되찾을 수 있게 할뿐만 아니라 솔직하고 가감없이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원동력이 돼줄 것이다.
혹자는 블록체인 기술이 왜 기존 방식보다 더 믿을 수 있는지 대해 질문할 것이다. 블록체인의 신뢰성은 전통적인 설문조사가 가지고 있는 문제점인 편항된 문장, 낮은 참여도, 그리고 기관의 영향을 피할 수 있기에 나온다. 이는 익명성과 합쳐져 사회적 압박에서 벗어나 참여자들이 자유롭게 자신의 관점을 공유할 수 있게 해주며, 이를 통해 오염되거나 조작되지 않는 진솔한 답변을 지닌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다.
블록체인에 대한 또다른 비판은 정치와 같은 중요한 문제를 희화화하고, 더 나아가 하찮아 보이게 만드는 것일 테다. 특히 블록체인 기술이 코인과 동일시되는 것이 당연한 요즘 속칭 밈 코인 (meme coin)과 같은 효과가 나올지 우려의 시선이 클 수도 있다. 그러나 젊은 세대에서는 이러한 접근 방식이 정치를 더욱 재미있고, 쉽게 참여 가능하며, 또한 거부감을 줄여줄 수 있다고 확신한다.
더불어 접근이 쉽다는 측면은 정치인들 및 사회의 잘못된 점에 젊은 세대의 반응이 즉각적으로 반영되는 장점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블록체인을 정치에 접목하는 것은 큰 이득이라고 판단된다.
정치는 기득권과 엘리트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오히려 국민들이 소중한 투표권을 행사해 정치인을 뽑는 만큼 일반 시민들에게 주어져야 하는 것이 옳다.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정치에 대한 장벽을 낮추게 된다면 국민들이 자주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고, 그를 통해 색다른 시선으로 중요한 사회적 및 정치 문제를 바라볼 수 있으며, 이는 대한민국이 더 나은 사회로 나아가는 발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다연 (사)동반성장연구소 이사 / (주)더블유시즌 대표이사 / 퍼듀대학교(Purdue University) 농업경제학 전공 / 서울대학교 경영대학원(MB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