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조선업의 재건을 도모하고 중국의 해양 패권을 저지하기 위한 것을 골자로 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지속적으로 러브콜을 받는 한국 조선업계의 반사이익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미국의 러브콜 배경에는 자국의 건조역량 후퇴가 자리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우리는 조선에 많은 돈을 쓸 것이다"라며 "우리는 아주 많이 뒤처져 있다. 예전엔 하루에 한 척의 배를 만들곤 했지만, 사실상 지금은 1년에 한 척도 만들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행정명령은 중국 해양 패권 저지가 목적인 만큼, 글로벌 조선 시장에서 중국과 1~2위를 다투는 한국에는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특히 고율의 상호관세 등으로 한국을 연이어 압박하고 있는 미국이 유독 조선 분야에서는 계속해서 러브콜을 보내고 있어, 국내 조선업계도 이에 발맞춰 공격적으로 보폭을 넓히는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와의 첫 통화에서 한국 조선업과의 협력 의지를 피력한 바 있다. 그는 통화를 마친 뒤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한 권한대행과) 조선, 대규모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 구매, 알래스카 가스관 합작투자 등에 대해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당선 직후 윤석열 당시 대통령과의 통화에서도 한국의 조선업에 러브콜을 보낸 바 있다. 미국 의회 역시 미국의 번영과 안보를 위한 조선업과 항만시설법(선박법), 해군 준비 태세 보장법 등을 발의하며 힘을 보탰다.
선박법은 미국 선적 상선을 10년 내 250척으로 늘려 '전략상선단'을 운영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고, 해군 준비 태세 보장법은 한국과 같은 미국 동맹이 자국 조선소에서 미국 해군 함정을 건조할 수 있게 허용하는 조항이 포함됐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지난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 국무총리실
이처럼 미국이 계속해서 한국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것은 현재 미국 사정이 급하기 때문이다. 건조역량 후퇴가 이어져서다.
한때 선박 건조량이 세계에서 가장 많았던 미국은 이젠 현지 조선소 20여곳에 발주된 상선 수주잔고(남은 건조량)가 29척에 불과할 정도로 건조역량이 후퇴한 상태다. 또 이는 해군력 약화로도 이어지고, 이 빈자리를 중국이 차지하면서 미국의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해군은 향후 30년간 364척 구매에 1조750억달러(약 1500조원)를 투입할 계획을 세웠고, 이런 계획에 동참할 동맹국으로는 세계 1위 건조역량을 지닌 한국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국내 조선업계의 수혜가 전망되면서 △HD한국조선해양(009540) △한화오션(042660) △삼성중공업(010140)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또 미국과의 협력을 추진하며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힘쓰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움직임으로 한국 조선업의 반사이익이 예상된다"며 "현실화하면 이를 통해 중국과의 격차를 확실히 벌릴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