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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근린공원 인조잔디 조성 전부터 주민 갈등 심화

서울시 "주민 의견 최대한 수용해 편중되거나 불이익 없도록 할 것"

김경태 기자 | kkt@newsprime.co.kr | 2023.03.30 17:56:14
[프라임경제] 서울 구로구 고척동에 위치한 '고척근린공원 인조잔디 축구장 조성' 문제가 계속해서 논란이 되고 있다. 

'근린공원'은 근린거주자 또는 근린생활권으로 구성된 지역생활권 거주자의 보건·휴양 및 정서생활의 향상을 기여함을 목적으로 설치된 공원으로, 고척근린공원 인근 주민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고 있다. 

이처럼 공원 인근내 주민들이 많이 이용하는 고척근린공원에 인조잔디 조성 사업 이야기가 나오면서 인근 주민들과 구로구청, 그리고 구로구축구연합회와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고척근린공원의 운동장은 마사토로 2번이나 인조잔디 조성이 무산된 바 있다. ⓒ 프라임경제

고척근린공원 인조잔디 조성은 지난 2006년 고척근린공원 인조잔디 구장 조성사업에 예산 13억원을 확보했지만 인근 주민 설문조사와 전화 여론조사에서 반대가 많아 무산된 바 있다. 

또 지난 2011년 구로구축구연합회 회원들과 공원 인근 주민들 사이의 의견이 엇갈리며 또다시 인조잔디 구장이 조성 되지 못했다. 

이처럼 두 번이나 무산된 고척근린공원 인조잔디 조성이 박칠성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의원(구로구 제4선거구)이 '고척근린공원 인조잔디 축구장 조성 사업'에 대한 의원발의로 예산을 편성하면서 12년 만에 다시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다. 

박 의원은 "13년 전부터 고척근린공원의 인조잔디 조성에 대한 조기축구인들의 요구가 꾸준히 있어 왔다"며 "현재 소수의 반대 민원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다수결의 원칙에 따라 진행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박 의원은 "과거 안양천의 제3구장의 인조잔디 조성도 직접 추진해 진행했는데 축구인들의 만족도가 무척 높았다"며 "이번 고척근린공원의 인조잔디 조성 역시 그 일환"이라고 덧붙였다. 

◆편성된 예산 협의해 다른 용도 사용 가능

하지만 박 의원이 '소수의 민원'이라고 언급한 고척근린공원 인근에 사는 주민(고척 1·2동, 개봉1·2동, 오류동)들은 이해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공원 인근 한 주민은 "실제 공원을 제일 많이 사용하는 사람들이 공원 근처에 사는 주민들인데 특정 (축구)동호인들을 위해 인조잔디를 조성하는 것이 말이 되냐"며 "실제 피해를 보는 것은 공원 인근 주민들이 가장 많이 볼 수밖에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어 그는 "편성된 예산을 공원 내 다른 시설보수나 다른 용도로 쓰면 되는데 왜 인조잔디 용도로만 쓰려고 하는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민원이 서울시와 구로구청에 계속 올라오자 구로구청 공원녹지과 담당자는 "이르면 4월, 늦어도 5~6월 주민설명회를 열고 주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한 뒤 결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서울시 역시 이러한 민원에 "구로구청에서 주민 의견을 최대한 수용해 주민들이 여러 가지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서울시 푸른도시여가정책과 담당자는 "주민 간 이해 충돌이 있는 부분이 있기에 어느 한쪽으로 편중되거나 불이익이 없도록 하라고 구로구청에 요청했다"며 "고척근린공원을 운영하는 방식에 따라 누구나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 담당자는 예산에 대해 "의원 발의로 진행된 것이기 때문에 발의한 의원과 구로구가 협의해 예산을 다른 용도로 쓸 수 있다"며 "협의 후 서울시에 다시 발의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고척근린공원 인근 주민들이 근린공원 내 인조잔디 조성을 반대하는 전단지를 만들었다. ⓒ 프라임경제

한편, 인조잔디 조성에 대한 반대 민원이 계속되자 구로구축구연합회도 인조잔디 조성 찬성에 대한 민원을 제기하며 두 세력 간 갈등도 심화되고 있다. 

축구연합회 관계자는 "인조잔디 개설에 대한 반대문을 구청 홈페이지에 올려 공사가 지연되고 있다. 설계비까지 구청에서 통과됐는데 반대하는 이유가 납득이 안가고 안타깝다"며 "구청 홈페이지에 들어가 찬성글을 올려달라. 이번에 인조잔디가 조성되지 않으면 영원히 힘들다"며 축구동호인들에게 메시지를 보내며 인근 주민들과 대립중이다. 

이에 대해 공원 인근 주민들은 "정부에서 쓰레기 처리장이나 원자력발전소를 지을 때도 그 지역의 주민들부터 설득하는데 우리는 인조잔디 조성에 대한 이야기를 전혀 들은 바 없었다"며 "적어도 인근 주민들에게 동의를 구하는 설명회를 해야 하지 않나"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공원 인근에 사는 주민들과 축구연합회 회원 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구로구청이 주민설명회를 어떻게 진행하고, 어떤 결정을 내릴지 인조잔디 조성을 찬성하는 이들과 반대하는 이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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