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범석의 일본 톺아보기] 일본 NFT '건전·효율' 지방 활성화까지 도모

NFT 이미지. ⓒ PIXABAY

[프라임경제] 'NFT(Non-fungible token)'는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디지털 데이터(자산) 소유주를 증명하는 대체 불가능 토큰이다. 암호화 토큰처럼 작동하지만,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와 달리 각기 고유성을 가지고 있어 상호교환이 불가능하다. 디지털 데이터에는 '누가 처음 블록체인에 기록했고, 누구에게 양도하고 소유하고 있는지' 등 거래정보가 기록된다. 

NFT는 소유권을 다른 사람에게 양도해 새로운 가치가 생성되고, 장래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생긴다. 디지털 아트를 포함해 △컬렉션(수집품) △게임 캐릭터 △음악 콘텐츠 △스포츠나 연예계 등에서 많이 활용된다. 최근에는 메타버스와 결합해 새로운 경제권으로 성장할 가능성도 대두되고 있다. 

디지털 문화가 우리보다 뒤처졌다고 치부하는 일본이지만, NFT 분야에서는 나름 건전성과 효율성을 내세운 프로젝트가 많다. 최근 관심을 끌고 있는 일본 사례 몇 가지를 소개한다. 

#ANA항공 컬렉션

전일본공수(ANA)가 항공사 그룹으로는 처음으로 지난 5월30일 'ANA NFT 컬렉션'을 선보였다. 

제1탄은 항공사진 전문가 디지털 사진을 NFT화한 것으로, 6종류(1종 포지티브필름 포함)에 10만엔이다. 

ANA는 이어 자사에서 세계 최초 도입한 보잉 787기 디자인을 특화한 NFT 등을 출시할 예정이다. 

#JR큐슈 NFT

'큐슈의 새로운 가치 발견과 즐기기'를 캐치프레이즈로 오는 7월부터 판매를 시작한다. 

NFT 구매를 통해 JR큐슈 계열 열차·버스·관련 시설을 이용하고, 다양한 콘텐츠를 취득할 수 있다. 수량에 따라 한정된 특전도 누릴 수 있다. 

#지방 활성화 NFT

활기를 잃어가는 지방 소도시나 마을 활성화를 위해 NFT 소유자를 '디지털 지역민'으로 맞아 함께 지역 미래를 고민하고 새로운 커뮤니티를 만드는 방식이다. 해당 프로젝트는 초기 비용이 크게 들어가지 않아 재정이 열악한 풀뿌리 지자체가 많은 관심을 보이는 분야다. 

인구 3만여명의 오사카부 다이시초는 '고향 납세'를 호소하며, 답례품 교환권을 NFT로 배포해 관광 촉진 효과까지 얻고 있다. 이외에도 △니가타현 야마코시무라 '진귀한 비단잉어' △기후현 히다시 '일본주 라이초' △홋카이도 유바리시 '유바리 멜론' 등 특산물 또는 특성 테마로 NFT가 속속 등장하며 지방 활성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야마코시무라 비단잉어 NFT. ⓒ 야마코시 트위터

NFT는 기본적으로 누구나 만들 수 있다. 금융전문가 가노 도시히코(46)는 경제매체 도요게이자이 기고문(6/5)을 통해 "디지털 데이터라면 무엇이든 NFT가 될 수 있고, 원하는 사람이 단 한 명이라도 있으면 NFT 상품이 성립된다"라며 "SNS 동영상이나 사진, 녹음된 음성, PDF로 변환한 문장 등이 모두 디지털 데이터"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주변에 NFT 작품 소재가 없을 땐 AI(인공지능) 아트 서비스 이용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이럴 경우 저작권이 보호되는 유료 서비스 AI를 이용해야 한다. 또 특정 작가명이나 작품명 입력 없이 반복 지시를 통해 자신만의 작품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 

NFT는 디지털 데이터임에도 '단 하나의 정품 코드'라는 희소성을 바탕으로 무단 복제물과 달리 수집 가치가 있다. 또 가격 변동성이 커 상승장에는 단기간 내 높은 수익을 올릴 수도 있다. 

반면에 △원본과 사본간 경계 불명확 △판매자 신뢰도에 의해 시장이 좌우되는 구조 △급격한 하락장에서의 치명적 손실 △커뮤니티에 의한 시세조작 등 부정적 요소도 산재한다. NFT를 대할 때 유념해야 할 요소들이다. 

장범석 국제관계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