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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범석의 일본 톺아보기] 손정의 '위기돌파술' ChatGPT 따라 하기

 

장범석 칼럼니스트 | press@newsprime.co.kr | 2023.06.16 10:26:39
[프라임경제]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하 손 회장) 위기 돌파 기술 중 하나가 '아이디어 곱셈'이다. 아이디어 곱셈은 소프트뱅크 사장실에서 근무한 적이 있는 내가 붙인 명칭으로, 손 회장은 실제 신사업 창출을 위해 이를 행동에 옮겼다. 

손 회장 미국 출장 동행했을 때 손 회장 모교인 UC버클리 구내를 산책하면서 직접 들은 이야기이다. 

아이디어 곱셈법 원리는 간단하다. 기본은 '키워드'와 '상품과 서비스'를 서로 곱하면 된다. 예를 들면, 휴대전화는 '휴대'와 '전화' 곱셈을 통해 생긴 단어로, '휴대×전화=휴대전화'라고 해석할 수 있다. 

아이디어 곱셈 첫 번째 포인트는 상품·서비스 특징을 나타내는 키워드를 대량으로 내놓는 것이다. 키워드는 상품·서비스를 형용하는 말이 되는 경우가 많다. 손 회장은 자기 스스로 키워드를 카드에 메모하고 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 겸 사장. © 다이아몬드 온라인 캡처


다음으로 제품·서비스를 생각한다. 기존 상품·서비스도 좋고, 향후 진출 분야나 마켓을 통해 생각하는 것도 좋다. 키워드도 상품·서비스에 대해 깊이 생각할 필요 없다. 이 단계는 수치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손 회장은 이런 작업을 과거 UC버클리 컴퓨터에 키워드와 상품·서비스를 넣고 자동 조합하는 프로그램을 운용했다. 

'아이디어 곱셈' 발상법은 나도 따라했으며, 주변 사람들에게도 추천했다. 오랫동안 키워드는 인터넷에서 히트상품을 검색했는데, 최근 획기적 방법을 알게 됐다. 그것이 챗(Chat)GPT다. 

아이디어 곱셈에는 챗GPT가 매우 편리하다. 키워드를 찾는 작업이야말로 챗GPT 특기다. 이제는 이용자가 키워드를 찾지 않아도 챗GPT가 찾아준다. 또 상품·서비스는 자사가 속한 업계·판매 경로나 자사 이름으로 스코프를 지정하면 된다. 질문시 다소 공부가 필요하지만 몇 번 시도하면 순조롭게 진행된다.

실제 챗GPT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하자 금방 답변이 뒤따랐다. 흥미로운 처음 10가지 패턴을 소개한다.

# 질문내용

2020년 당시 일본에서 검색 건수가 많은 상품으로, 상품명이나 광고카피로 사용되는 키워드와 가전 판매점에서 판매되는 상품 하나씩을 조합해 재미있는 상품 100개를 만들어요.

# 챗GPT 회답

△ 스마트 워터 보틀(물병) = 건강관리+하이테크
△ 안경 클리너 로봇 = 스마트+청결
△ 스마트 마사지 의자 = 편안+쾌적
△ 피트니스 기구 = 트레이닝+데이터 분석
△ 미라클 슈즈 = 피로 완화+걷기 편함
△ 글루텐 저감 팬케이크 메이커 = 건강식+간단 조리
△ 디지털 그림 팔레트 = 크리에이티브+디지털 아트
△ 스마트 리모컨 삭스(양말?) = 가전 조작+ 쾌적
△ 운전 중 풋 맛사저 = 리프레시+운전
△ 플랜트 피트니스 센서 = 식물 성장+데이터 수집 
(이상이 처음 10패턴이고, 그 뒤로 90패턴이 더 이어졌다.)

어떤가요? 히트 가능성 있는 상품이라도 나온 느낌 아닌가요? 당장이라도 '글루텐 저감 팬케이크 메이커'나 '운전 중 풋 마사저'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무엇보다 챗GPT는 아이디어를 내는 속도가 빠르다. 약 1초 만에 1패턴이 생성된다. 자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쉽게 대량 패턴을 생성할 수 있다. 

이런 패턴 중 시장 규모 예상이나 자사 브랜드·기술 등 강점과의 적합성, 또는 실현 가능성 등을 고려해 선별하면 훨씬 효율적일 것이다. 어쨌든 많은 아이디어를 내는 '숫자 승부'는 챗GPT에 맡기고, 이를 선별하는 '질의 승부'는 인간이 하면 된다.

발상의 틀에 얽매이지 않는 챗GPT는 인간이 생각하기 어려운 독특한 상품 패턴을 내줄 가능성이 있다. 이는 현대 장기(바둑) 세계에서 AI로 기존 정석을 초월한 혁명적 수(手)가 개발되고 있는 것과 같은 본질이다. 

물론 챗GPT에도 한계는 분명하다. 기본적으로 학습 데이터가 2021년 9월까지의 것(일부 옵션 기능 제외)에 불과하다. 또 언뜻 보기에 맞는 듯 보이지만, 사실이 아닌 것을 응답할 때도 있다. 

하지만 당초 아이디어 곱셈에 정확·부정확은 크게 관계가 없다. 발상 목적은 어디까지나 수많은 패턴을 추출해 사고의 틀을 정리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아이디어 곱셈은 챗GPT에 딱 맞는 작업이다. 

손 회장의 사업 창조는 결코 천성적 감이 아닌, 아이디어 곱셈 조직적(systematic) 수법으로 행해진다. 해당 기법은 누구나 따라할 수 있고, 챗GPT에서 더욱 효율적으로 이뤄진다. 

"여러분도 챗GPT를 통한 아이디어 곱셈으로 새로운 사업 창조에 도전하면 어떠할까요."

# 위의 글은 경제평론가 미키 다케노부 기고문(5/30 다이아몬드 온라인)을 번역 및 편집한 것이다. 다이아몬드 온라인은 글로벌 비즈니스 정보를 유·무료 회원에게 제공하는 매체다.
 
-미키 다케노부
1972년 후쿠오카현 출신(51세), 도쿄대 경제학부 졸업. 소프트뱅크 사장실 실장과 일본연금기구 이사 등 역임. 경제평론가·작가·현 JPF 그룹 및 Tryon 주식회사 대표





장범석 국제관계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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