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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피탈 업계, 4월 위기설 입방아…중소형사 부실 우려

금융당국, 부실 사업장 손질 본격화…"최대 6조 손실 가능성"

전대현 기자 | jdh3@newsprime.co.kr | 2024.04.16 18:19:53
[프라임경제] 총선이 끝나자 캐피탈 업계에 4월 위기설이 입방아에 오른다. 금융당국이 그간 미뤄왔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사업장 정리를 이달 말부터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돼서다. 비수도권 부실 사업장에 자금을 대준 중소형 캐피탈사의 경우 타격은 더욱 클 것이라는 시각이다.

16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이달 말 PF 사업장 옥석 가리기 기준이 될 '사업성 평가기준' 개편안 발표를 앞두고 있다. 

현행 사업성 평가는 '양호(자산건전성 분류상 정상)-보통(요주의)-악화 우려(고정이하)' 등 3단계로 나뉘는데, 이를 '양호-보통-악화 우려-회수 의문' 4단계로 세분화하는 방식이 검토되고 있다. 

캐피탈업계에 4월 위기설이 입방아에 오른다. ⓒ 연합뉴스

사업장을 재분류해 하반기에는 부실 사업장으로부터 사업 재구조화 계획을 받거나 정상적 사업 추진이 어려운 경우 경매·공매에 넘긴다는 방침이다.

이 과정에서 부실 사업장에 투자한 캐피탈사들의 원금회수 가능성도 불투명해질 전망이다. 

특히 상대적으로 자금력이 약한 중소형 캐피탈사의 경우 타격이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중소형 캐피탈사 대부분은 브리지론(bridge loan) 비중이 높은데다, 상환순위도 후순위로 밀려 있어서다. 

실제로 브리지론의 비수도권 비중과 중·후순위 비중은 신용등급 A급 이하 캐피탈사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A급 이하 캐피탈사의 부동산 PF 대출은 자기자본의 1.5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브리지론 부실이 확대되면 중소형 캐피탈사가 유동성 위기에 직면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이 나온다.

또 캐피탈 업계 부동산 PF 대출 중·후순위 비중은 2022년 12월말부터 지난해 9월말 기준 30%인 것으로 나타났다.
 
브리지론은 분양·착공 등 본 사업으로 이어지는 연결자금을 의미한다. 초기 토지 매입비용, 사업 인허가 획득에 소요되는 비용 등이 이에 해당된다. 

자금력이 부족한 영세 시행사들은 공사 전반적인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10% 이상)을 해당 대출로 해결한다. 담보가 부족한 대신 이자율이 높아 저축은행과 중소형 캐피탈사가 주로 운용하는 대표적인 고위험 상품이다. 

최근 건설경기 악화와 고금리 장기화로 영세 시행사 대부분이 한계에 직면한 만큼 부실사업장 정리가 빠르게 이뤄진다면 캐피탈사 손실은 불가피한 구조다. 캐피탈 업권의 부동산 PF 관련 합산 손실이 최대 6조원 대에 이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신용평가 제2금융권 업권별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9월말 캐피탈사들의 합산기준 부동산 PF 익스포저(노출액)는 총 28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본PF 16조5000억원, 브릿지론 12조원 규모로 구성됐다.

한신평은 경기 상황에 따라 최소 3조5000억원에서 최대 6조1000억원까지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바라봤다. 오유나 한신평 연구원은 "극단 상황에서는 30%에 가까운 손실률이 예상되고 가정별 손실률 격차도 크게 나타나고 있다"며 "부동산 경기 부진이 지속될 경우에는 수익성이 급격하게 저하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연체율도 불안요인이다. 캐피탈 업권 연체율은 4.65%로 전 금융권 부동산 PF 연체율 2.7%에 비해 1.9%p가량 높다. 건전성 지표인 고정이하여신비율도 2%대를 상회하고 있는 만큼 추가 건전성 확보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캐피탈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금융 시장 경쟁력에서 밀린 중소형 캐피탈사들이 대규모로 PF시장에 진출하면서 시장 의존도가 상당히 높아진 측면이 있다"며 "비수도권 사업장 PF 비중이 높은 캐피탈사일수록 익스포저가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PF 사업장 손실이 시현된다면 원금 회수가 어려워져 도산이 우려되는 캐피탈사도 상당수"라며 "도산을 막기 위해 합병 등을 고심하는 캐피탈사도 있는 걸로 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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