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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의 '중국 때리기' 한국 철강업계 영향은?

중국산 대체재 가능성↓…"국내에 대거 풀리면 실적 더 악화될 수도"

조택영 기자 | cty@newsprime.co.kr | 2024.04.24 11:01:34
[프라임경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중국산 철강·알루미늄에 대한 관세 인상을 지시하며 '중국 때리기'에 나선 가운데, 이번 조치가 한국 철강업계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17일(현지시각) 미국 백악관 등에 따르면 조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를 3배 이상 인상하도록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 지시했다. 기존 7.5% 수준의 관세를 25%까지 올리면서 자국 내 철강 산업을 보호하겠다는 의미다.

한국은 지난 2018년 당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자국 철강업계 보호를 위해 수입산 철강 제품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고 물량을 제한하는 조치인 '철강 232조'를 적용하자, 고율 관세 대신 '쿼터 축소' 카드를 선택한 바 있다. 한국은 쿼터제에 따라 대미 철강 수출에서 263만톤 무관세를 적용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좀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중국산 저가 철강재가 국내에 대량 풀리게 되면 국내 철강업의 실적이 더 악화될 수 있는 상황이다"라고 설명했다.

또 중국의 대미 수출 물량을 한국이 이어받을 여지도 적다는 게 업계의 시선이다. 미국에 수입되는 중국산 물량 자체가 적었고, 쿼터제에 해당하는 제품은 수출 확대가 사실상 불가능해서다.

고로 작업. ⓒ 연합뉴스


즉, 한국산 철강이 중국산의 대체재 역할을 할 여지는 크지 않지만 이번 조치로 인해 중국산 철강이 한국에 대거 유입되면 부진한 철강 업황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 외에도 중국산 철강의 미국 수출길이 막히면서 전 세계적으로 철강 공급 과잉 현상이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최근 중국은 건설 경기 악화 등을 중심으로 내수가 위축된 상황인데, 자국 내 남아도는 철강을 저가로 밀어내기식 수출을 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1억톤가량의 공급 과잉이 일어나고 있다.

국내 철강사들은 중후판 수출 비중 확대에 나서는 등 눈앞에 닥친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분주한 상태다.

한편 최근 칠레 정부는 중국산 철강에 대해 33.5%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미국이 중국산 철강 제품에 관세 인상을 예고한 가운데 칠레가 먼저 나선 셈이다.

칠레 가격왜곡방지위원회는 중국산 철근에 최대 24.9%, 단조용 강구(공 형태로 둥글게 말아놓은 강철)에 최대 33.5%의 잠정 관세를 각각 매겼다.

그동안 칠레에서는 주요 철강 회사들이 중국산 철강 제품에 대해 출혈 경쟁을 일으킨다며 강력한 조치를 요구했다. 칠레 기업의 항의가 공장 조업 중단으로 번지자 정부 차원에서 대응에 나선 것이다.

△멕시코 △브라질 △아르헨티나 △콜롬비아 등 다른 중남미 국가들 역시 밀려드는 중국산 철강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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