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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시 불거진 '횡재세 논란' 정유업계 긴장 고조

1분기 실적 개선에도 울상…"논리 맞지 않아, 받아들이기 힘들어"

조택영 기자 | cty@newsprime.co.kr | 2024.04.29 15:26:29
[프라임경제] 정유회사에 횡재세를 물리자는 논의가 정치권에서 또다시 불거지고 있다. 업계의 1분기 실적 개선이 전망되면서다. 심지어 더불어민주당이 총선 공약을 이행하기 위해 횡재세를 이용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까지 흘러나온다. 이에 정유업계는 긴장하며 상황을 예의 주시하는 모습이다.

국제유가가 오를 때마다 정유회사에 횡재세를 물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야당이 22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관련 논의에 힘을 주는 모습이다. 초과이윤세로도 불리는 횡재세는 기업이 일정 수준 이상 이익을 얻을 경우, 법인세 외에 추가로 징수하는 세금을 말한다.

최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고유가 시대에 국민 부담을 낮출 수 있는 적극적인 조치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횡재세 도입을 또다시 제안했다.

이어 "민주당은 지난해 유동적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횡재세 도입을 추진한 바 있다"며 "정부는 막연히 희망 주문만 외울 게 아니라 실질적인 조치로 국민 부담을 덜어야 한다"고 말했다.

횡재세 논의는 지난 2022년 상반기에 정유업계가 10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거두면서 급물살을 탔다. 그러나 막상 유가가 급락하자 정유회사들이 저조한 실적을 기록하면서 논의가 유야무야됐다.

그러나 이번엔 분위기가 다르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22대 국회에서도 여소야대 국면이 이어지는 데다, 이재명 대표가 횡재세 도입을 거듭 강조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국제유가가 상승하는 점도 한몫한다. 이에 따른 정유업계의 전분기 대비 실적 개선이 이뤄져서다. 

서울 시내 한 주유소. = 조택영 기자


가장 먼저 올해 1분기 실적을 발표한 에쓰오일(S-OIL, 010950)은 연결기준 영업이익 454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11.9% 줄었지만, 564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전분기와 비교하면 흑자 전환했다.

SK이노베이션(096770)도 석유사업 부문의 영업이익이 전분기보다 7563억원 증가한 5911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했다.

HD현대오일뱅크 역시 정유 부문이 2192억원의 영입이익을 올리며 전분기 대비 흑자로 돌아섰고, 아직 실적발표 전인 GS칼텍스도 정유사업에서 큰 폭의 실적 개선이 예상되고 있다.

대한석유협회에 따르면 정유업계는 수출 부문에서도 올해 1분기 1억2690만배럴의 석유 제품을 해외에 판매하며 역대 1분기 최고 기록을 달성했다.

정유업계의 이러한 호실적은 지난해 국제유가와 정제마진 하락 영향으로 저조한 실적을 낸 기저효과와 더불어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이란-이스라엘 간 충돌 등 중동 정세 악화로 원유 공급에 따른 시장 불안이 높아져 1분기 국제유가가 오른 것이 주된 요인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실적 개선에도 불구, 횡재세에 논의에 정유업계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적자일 땐 도와줬냐"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또 구조적으로도 논리가 맞지 않다고 지적한다.

원유를 생산하는 시추사는 국제유가에 따라 막대한 수익을 얻지만, 정유사는 원유를 수입해 상품을 만들어 파는 탓에 국제유가가 오르면 원가 부담이 커진다. 고유가로 인해 소비가 줄어들게 되면 제품가격이 오르지 않아 손해를 보게 된다.

심지어 더불어민주당의 총선 공약인 '전 국민 1인당 25만원' 민생회복지원금의 실현을 위해 횡재세 도입을 강행하는 것이라는 이야기까지 흘러나오면서 정유업계는 더욱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민주당 입장에서는 민심을 끌 방안으로 적합하다는 논리겠지만, 업계 상황을 조금이라도 들여다보고 인식한다면 말도 안 되는 조치라는 걸 알 수 있을 것이다"라며 "현재 업계는 예의 주시하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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